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가 기관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내놓았다. 양 기관은 2월 1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기독교연합회관 내 한기총 회의실에서 모여,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동안 지난 해 가진 그 많은 회의는 통합 의지가 의견과 뜻 그리고 말로 진행하다가 이번에 합의서란 문서를 내놓은 것이 그나마 소득이라면 큰 소득이다.
따라서 한교총통합추진위원장 소강석 목사는 삼국통일만큼 어려운 기관통합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문을 냈다.
|
저는 한교총과 한기총의 통추위원들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에 사인을 하였습니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서면으로 기본합의서에 양측 통추위원들 모두가 합의를 하고 사인을 하였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사실 여기까지 온 것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동행하셨고 은혜를 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한기총 임시대표회장인 김현성 대표회장님과 모든 통추위원님들 그리고 한교총의 류영모 대표회장님과 모든 통추위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어디 가서 잠적하여 푹 좀 쉬고 싶습니다만, 아직도 산 넘어 산이요 강 건너 강과 같은 일들이 많이 산적해있습니다. 기본합의가 이루어졌으니 이제 상세 합의를 이뤄야하지 않겠습니까?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죠. 이제 막 신발 끈을 동여매고 새벽길을 떠나는 순례자의 마음입니다. 저는 지난 1년간 한교총 대표회장으로 섬겼던 사람입니다. 자리에 연연한 사람이라면 연합기관의 하나 됨에 큰 관심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면 연합기관이 하나 되는 것이 얼마나 큰일이라는 것을 알 수밖에 없습니다. 삼국통일만큼 힘든 일이지만 주님이 주신 은혜 안에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통합을 위한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
3대 기본원칙을 담은 기본합의서는 다음과 같다.
|
첫째, 상호존중 통합된 연합기관은 한국교회의 역사를 이끌어온 교파의 신학을 존중하며, 조직구성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회원의 자격은 교단을 중심으로 하되, 선교단체의 참여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상호존중의 정신에 입각하여 소외됨이 없도록 한다. 둘째, 공동 리더십 통합된 연합기관의 효과적이고 민주적인 사역을 위해 1인 대표와 집단 협의체(라운드 테이블) 형식의 리더십을 확보함으로써 리더십 행사에 공교회의 입장과 의사가 반영되도록 하고, 리더십 선출은 교회의 권위를 지킴과 동시에 전체 회원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한다. 셋째, 플랫폼 기능 통합된 연합기관의 사역은 한국교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개발과 사회문제에 대한 대처를 우선으로 하되, 회원교단의 신학과 신앙에 따른 신학교육과 목회자 양성 및 교육과 봉사, 선교적 역량의 극대화를 위해 교단과 단체, 교회의 사역과 발전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에 집중한다. 양 기관은 위 기본원칙을 바탕으로 통합된 연합기관의 ① 회원, ➁ 지도체제, ③ 법인, ④ 사업, ⑤ 재정, ⑥ 사무소와 직원 운용 등의 제반 사항을 심도 깊게 협의한 후, 합의된 결과에 대해 각 기관 임시총회의 승인을 얻도록 한다. 이후 통합총회, 정기총회 순으로 진행하여 양 기관은 완전한 통합에 이르기로 한다. |
한기총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는, 이번 기본합의서에 한교연이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통합 가능한 것부터 먼저 하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또 김 변호사는 “이번 기본합의서를 바탕으로, 로드맵에 따라 적극적인 통합을 이뤄갈 것이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기독교를 노골적으로 흔들고 있음을 지적하며, 반드시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막아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위원장 소강석 목사는 “천 리길도 한 걸음부터다. 오늘 내민 작은 종이 한 장이 한국교회 대통합의 결실을 맺는 방편이 되길 바란다. 아직 산 넘어 산이다. 해야 할 일이 많다. 허나 오늘 기본합의서를 통해 새로운 시작이 됐다고 믿는다. 많은 부분 양해해 주신 한기총에 감사드리고, 한교총 류영모 대표회장님도 이를 적극 수용해 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눈물로 인사를 드리고 싶을 정도다”며 승인을 요청했다.
이날 발표된 기본합의서는 지난 1월 17일 열린 제1차 모임에서 통과된 통합 로드맵에 따른 것으로서, 기본합의→상세합의→임시총회→통합총회→정기총회로 이어지는 통합의 첫 단추로서 의미가 있다.
기본합의서 이후 양 기관은 앞으로 회원, 지도체제, 법인, 사업, 재정, 사무소와 직원 운용 등의 제반 사항을 깊게 협의한다. 또 합의된 결과에 대해 각 기관 임시총회의 승인을 얻으며, 이후 통합총회 정기총회를 거쳐 완전한 통합에 도달하고자 한다. 향후 상세합의서와 쟁점별 세부적인 논의와 합의를 하나씩 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갈 길이 멀다.
<최성관 기자>
위로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