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2013)’ 읽기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2013)’은 늙은이 100세가 되어서‘야’ 새로운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나가는 영화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100세가 나이가 되어서‘도’ 그냥 갇혀 있기보다는 창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고서는, 두려움 없이 매사를 즐기듯 전개되는 영화이다. 무슨 말이냐고? “우리가 100세가 되어야만 두려움 없이 세상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준다. 즉 더 이상 미루지 말고, 100세가 되어서도 두려움 없이 매사를 즐기듯 살려면, 오늘 주어진 시간을 드라마로 만들 것을 요구한다.
영화는 무엇보다 역사적인 사실과 픽션을 잘 엮어냈다. 주인공 알란의 인생을 되짚어가다 보면 현대사와 함께 스탈린, 트루먼, 레이건과 같은 예상 밖의 인물들을 만난다. 그러나 알란의 인생을 앞으로 돌리면, 그는 어린 시절부터 폭탄 제조를 즐기다가 의도치 않게 전 세계를 누비며 역사적인 사건들에 중요한 역할을 해 낸다. 그렇게 다사다난하고 파란만장을 인생을 살다가 이제 양로원에서 100세 노년을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100세의 알란은 양로원에서 준비한 생일축하 파티를 뒤로 하고 창을 넘어 두려움 없이 세상을 향해 나간다.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장면은 첫 두 장면이다. 사진에서처럼 100세 알란이 양로원 창문을 넘어 화분에 발을 딛는 장면이다. 여기서 알란의 발이, 화분 가득 피어 있는 꽃을 피해 안착(?)하고는 매우 만족한다. 두 번째 장면은 양로원 창문을 넘고 대문을 통과하고 동네를 지나는데, 한 아이가 폭죽을 터뜨려 노인을 놀래 키는데, 알란이 전혀 동요하지 않는 얼굴 장면이 클로즈업된다. 즉 감독은, 알란이 100세까지 한 평생을 화분에 가득한 꽃 한 송이도 조심스럽게 대했고, 매사 한 걸음 한 걸음을 조심하고 신중하게 서두르지 않았음으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100년 인생동안, 우리를 놀래 키는 것들이란? 동네 꼬마들의 폭죽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알리고자 했다. 그러므로 펠릭스 헤른그렌 감독은 영화 시작에서 이 두 장면을 노출시키면서, 알란이 100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조신하고 조심하고 놀라지 않는 인생이 된 것이 아니라, 알란이 100세가 되어서도 신중하고 진중함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 이야기를 양로원에서 탈출한 알란이 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해 터미널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갱단의 한 젊은 남자가 잠시 맡긴 여행 가방을 그냥 들고 버스에 타 버리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이런 구성과 이런 인생을 전개해 나가니, 터미널에서 만난 젊은 갱단의 고함소리도, 그가 맡긴 가방에 72억이 들었어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니었다. 천고만신 끝에 쫓아와서는 돈 가방을 내놓으라며 위협하는 젊은 남자를 실수로 죽여도, 그 시체를 처리하고 도망 길에 나서도,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때로는 미국과 소련의 이데올로기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도 단순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도 100세가 되면 창문 넘어 도망갈 수가 있을까. 아직도 사소한 것에 목숨 걸며 살고 있지는 않는가. 혹시! 길 가에 핀 작은 꽃에다 침을 뱉거나, 발로 '툭'차면서 화풀이 하고 있지는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