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사무총장과 총무, 합쳐야 하나?】
기사입력 2021.02.28 21:43
-

제104회 총회임원회는 임기말 정치하는 목사, 이은철 목사를 총회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제105회 총회는 총회총무 고영기 목사를 선출했다. 그런데 봄 노회를 앞둔 지금 일부 노회에서 총회사무총장과 총회총무를 합치거나, 아니면 사무총장을 없애자는 헌의안을 준비한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치적인 판단 외에, 현실적으로 총회총무와 총회사무총장를 하나로 합치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는다.
그러나 단언컨대. 현재로서는 물리적으로 총회총무와 총회사무총장을 한 사람이 맡기에는 불가능해졌다. 왜냐하면 총회총무 고영기 목사의 그 빡빡한 일지 수첩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또 총회사무총장 이은철 목사의 살인적인 행정 업무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무책임한 말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총회는 그 엄청난 등치와 권력을 과시한 황규철 총무를 경험했다. 그리고 정치하는 목회자 부산 출신에게도, 사람 좋은 목회자 목포 출신에게도 총회총무를 맡겨보았다. 그러나 그들은 거의 국장들이 내미는 서류에 사인만 하는 식물 총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임기를 마쳤다. 그런데 만약 또 다시 이 두 직책을 하나로 합치고, 한 사람이 이 두 직책을 감당한다면, 총회는 또 다시 식물 총무를 직면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 엄청난 업무를 도저히 한 사람이 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치하는 이은철 목사를 총회사무총장으로 앉혀놓고, 사무총장이 정치한다고 말들이 많다. 사실 사무총장의 요건은 정치, 법 그리고 행정 능력이다. 즉 총회사무총장은 행정과 법을 알고 그것을 정치적으로 잘 풀어야 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정치적 능력이다. 왜냐하면 행정과 법도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총회재판국도 법의 잣대로만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는다. 때로는 정치적으로 타협을 하고, 쌍방합의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총회본부 직원들도 단지 행정적으로만 일을 하지 않는다. 때로는 법을 잘 이해하고서 집행 여부를 결정하고, 때로는 정치적인 판단을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총회본부 뿐만 아니라, 총회 일을 하는 모든 구성원들은 법과 행정 그리고 정치가 잘 어우려져야 일이 순조롭다. 현재 총회사무총장 이은철 목사와 총회본부 직원들은 지난 7개월 동안 법과 행정 그리고 정치적으로 단단한 결속감을 형성해 놓았다.
총회총무와 총회사무총장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 총회가 자랑하는 총회세계선교회(GMS)에게 물어보자. 현재 GMS는 선교부와 행정부로 운영된다. 현재 선교부 수장은 선교사무총장 전철영 선교사이며, 행정부 수장은 행정사무총장 조기산 목사이다.
선교부 수장을 선교사로 부르고, 행정부 수장을 목사로 칭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GMS 선교부의 업무는 선교사와 선교지와 직접 관련된 업무, 건강한 선교지를 만들어가는 업무, 선교사 인사 담당, 선교사와 선교지 위기관리, 멤버 케어, 선교사 자녀 관리, 선교사 동원, 선교사 훈련과 재교육을 담당한다. 즉 선교사무총장은 선교사를 직접 대면하고, 현지 선교지를 관리하는 일이다. 총회본부로 말하면 총회총무 업무에 가깝고 정부로 치면 외교부다. 그러므로 결코 일선 목회자가 선교사무총장을 맡을 수 없다.
그러나 행정부는 본부의 각종 사무 행정, 본부관리와 선교사 복지 관련 업무, 교단 산하 교회와의 협력, 선교동력 자원 발굴, 선교사 재정과 보험업무, 임원회 및 각종 회의 주제, 전산관리와 선교 동원과 홍보 그리고 각종 시설유지 보수를 담당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행정사무총장은 선교사를 직접 만나거나, 선교지를 직접 방문할 일이 없다. 때문에 총회본부로 말하면 총회사무총장 업무에 가깝고 정부로 치면 행정안전부다. 그러므로 이 일은 결코 일선 선교사가 맡을 수 없는 업무이다.
그러므로 선교사는 결코 행정사무를 제대로 감당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행정사무총장 목사는 결코 선교사의 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도 GMS에서 행정부보다 선교부가 앞서야 하는 것은, GMS의 본질이 행정이 아니라 선교이기 때문이다.

다시 이야기를 총회총무와 총회사무총장으로 돌아가자. 이제 총회사무총장직을 실시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다. 최소한 3년은 시행해 보고 존폐문제를 논의하자.
앞으로 총회장 소강석 목사가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종로로 나갈 것이다. 총회장 소강석 목사는 그동안 총회총무 고영기 목사는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내게 필요한 인물이라며 뽑아달라고 전국교회에 호소한 바 있다. 이제 총회장 소강석 목사가 그 임기를 마치고 한국교회 연합에 힘쓰고자 총회총무 고영기 목사와 함께 종로로 나갈 때, 총회 사무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결코 총회총무 고영기 목사는 물리적으로 그 일을 맡을 수 없다. 총회본부 사무행정은 오직 총회사무총장 이은철 목사밖에 없게 된다.
행정은 출발부터 정치의 시녀였다. 정치가 결정하면 행정은 그 뒤를 따라야 했다. 결국 행정이든 법이든 최고는 정치라는 뜻이다. 그러다 행정이 행정 본유의 자리를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러야 했다. 그러나 바른 정치가 없다면 바른 행정도, 법질서도 바르게 집행하지 못한다.
<최성관 기자>
<저작권자ⓒ합동기독신문 & www.ikidok.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